학생들이 직접 코딩한 프로그램이 움직이자 전시장 곳곳에서 환호와 설명이 이어졌다. 인공지능(AI)이 종이컵과 플라스틱컵을 순식간에 분류하고, 커피머신은 얼굴을 인식해 취향을 분석했다. 스마트 카트는 건강 상태를 고려한 상품을 추천했다. 고교생의 솜씨라기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정교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지난 12~13일 인천전자마이스터고에서 열린 '2025 IM명장기술대전'은 학생들이 구현한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생생히 보여줬다.
이번 대회는 인천전자마이스터고 3학년 학생들이 1년 동안 사물인터넷(IoT), AI, 앱 개발, 백엔드 등 최신 기술 트렌드를 반영해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이날 학생들은 사용할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와 기술 선택, 코딩, 제작, 발표까지 직접 협업하며 그동안 갈고 닦은 실무 능력을 마음껏 뽐냈다.
대회는 기술 경연을 넘어 학생들의 협업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고 잠재력을 끌어내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실용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목적을 뒀다. 교내 심사위원과 산업 현장 외부 심사위원 등이 창의성, 기술성, 완성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행사에 참석한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학생들의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보면, AI를 주도하는 것은 결국 인간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며 “AI시대에 읽고 쓰는 역량을 키워 주도성과 창의력을 키워야한다” 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대학이 인공지능(AI)을 단순히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AI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 혁신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됐다. 지난 12일 성균관대학교 교수학습혁신센터와 서울대학교 학습과학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AI in Higher Education: 대학의 새로운 역할과 실천 전략' 컨퍼런스에서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성균관대·서울대 교수진과 산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대학에서의 AI 활용 사례와 정책·기술적 대응 방향을 공유했다. 유지범 성균관대 총장, 구본억 교육부 인재양성지원과장, 배상훈 성균관대 디지털교육혁신원장, 김홍기 서울대 빅데이터 혁신융합대학 사업단장, 송경희 성균관대 인공지능신뢰성센터장 등이 자리해 대학 현장 사례부터 산업계의 기술 시도까지 폭넓게 논의했다.
가장 큰 화두는 '지식 전달을 넘어 학습 경험 설계자로서의 교수 역할'이었다. 박준영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물리학 수업에서 AI는 표준화된 지식 전달을 대신하고, 시각화·시뮬레이션·문제 변형을 지원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며 “문제 풀이만 시킨다면 AI 시대에 대학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의 주요 내용을 AI와 함께하는 토론과 탐구로 전환해, 학생들이 AI가 만든 코드로 물리 현상을 시각화하거나 결함을 넣어 변수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